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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숙 식초마당 홍보센터

신재숙 식초마당은 자연이 만들어준 재료들로 정성을 담아 식초를 빚겠습니다.


“산야초의 강인한 생명력, 발효식초에 그대로 담았어요”

신재숙 신재숙식초마당 대표는 2003년 귀농한 뒤 농사를 지으며 발효식초를 만들기 시작해 2015년 본인의 브랜드를 설립, 사업가로 거듭났다. [김도균 기자]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퇴직 후 귀농귀촌의 삶을 꿈꾼다. 아침 일찍 밭에 나가 농사를 짓고, 몇 달 동안 성실히 보살펴 탐스럽게 익었을 때 거둬들인 각종 농작물로 밥상을 차리는 일상은 고되긴 해도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리라. 그러나 이내 생각을 접기 일쑤다. 아무나 꿈꾸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것이 귀농귀촌이기 때문. 지금 누리는 편하고 익숙한 것들에서 벗어나 느리게 살기를 자처하고 진정으로 자연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에게만 귀농귀촌의 삶은 허락된다. 

자신의 이름을 딴 발효식초 브랜드를 운영하는 신재숙(59) 신재숙식초마당 대표는 성공한 귀농인 사례로 꼽힌다. 퇴직금으로 마련한 경북 안동의 6611.5㎡(약 2000평) 규모 땅에 각종 농작물을 재배하고, 황토 집과 체험관까지 만들어 발효식초를 생산·판매하며, 관련 요리 수업도 진행한다. 이만하면 남부럽지 않은 제2의 인생이다. 그는 “주변 친구들도 저더러 ‘살림도 못하던 네가 농사를 이렇게 잘 지을 줄 몰랐다’고 놀란다”면서 부끄러운 듯 소리 내 웃었다.



‘신재숙식초마당’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직장생활을 하는 23년 동안 주말부부로 지냈어요. 남편은 안동에서, 저는 대구에서 직장을 다녔는데 2003년 무렵 제가 다니던 회사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 겸사겸사 사표를 냈죠. 처음에는 심심해서 남편이 지내는 안동에 661.1㎡(약 200평)가량 밭을 마련해 농사를 지었어요. 우리 식구가 먹을 음식은 농사를 지어 먹어야겠다고 다짐했거든요. 그런데 농사가 무척 잘돼 매번 주위에 나눠주는 것도 일이더라고요. 어느 날 TV를 보는데 한상준 한국전통발효아카데미(발효아카데미) 대표가 출연해 발효식초 만드는 법과 효능 등을 알려줘 관심이 갔죠. 그때가 2007년이었는데 직접 발효아카데미를 찾아가 배운 뒤 혼자 만들어보고 하다 여기까지 왔네요.” 


식초 만드는 법은 배워서 알게 된 건가요.

“처음에는 식초 만드는 법을 전혀 몰랐어요. 발효아카데미에서 강사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 매일 자료를 찾아가며 공부했죠. 수료하고 혼자 해보니 식초가 잘 안 만들어지더라고요. 같이 수업을 들었던 발효아카데미 동기들이 2개월에 한 번씩 모여 실습을 했어요. 그중에 실력이 출중한 분들이 있어 따라다니며 많이 배웠죠. 부산, 제천, 충주 등 모임이 열리는 곳에는 빠짐없이 참석해 눈으로 보고 만져보며 배웠는데 큰 도움이 됐어요.”



제철에만 구할 수 있는 산야초로 발효


신재숙식초마당 식초는 철마다 산과 들에서 자라는 산야초를 이용해 발효·숙성시킨 것으로, 싱그러운 향과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김도균 기자]




직접 식초를 만들면서 시행착오는 없었나요. 

“수도 없이 많았죠. 그 당시 아파트에 살았는데 베란다 한편에 식초 발효를 위한 원료가 담긴 용기를 두고 숙성시켰어요. 온도를 25~30도로 맞추라고 하는데 그게 어디 쉽나요. 겨울이 되면 용기가 얼어서 터지기도 하고, 전기장판을 깔아 온도를 맞춰보기도 하고 별별 방법을 다 썼는데도 힘들더라고요. 결국 항아리를 구매한 뒤 ‘상해서 버릴지언정 야외에 한번 둬보자’ 싶어 마당에 놨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뿐 훨씬 맛도 좋고 향도 풍부한 식초가 만들어지더라고요. 이후 2015년에 항아리 140개 정도를 사서 대량으로 봄에 담가 여름에 숙성시키는 작업을 통해 판매까지 하게 됐어요.”
식초 하면 주로 쌀, 현미, 과일 등을 이용해 발효시키기 마련이다. 그래서 발효식초 업체는 저마다 주원료에서 발현된 성분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신재숙식초마당은 ‘산야초’로 발효식초를 만든다. 철마다 산과 들에서 자라는 야생 나물과 꽃, 뿌리식물 등을 신 대표가 직접 캐와 깨끗하게 손질해 사용한다. 그러니 맛은 물론, 향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원료가 특이한 것 같아요. 산야초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나요.
“철마다 다른데 봄이 되면 냉이, 민들레, 쑥 등을 쓰고 조금 지나면 뽕잎, 꾸지뽕, 도라지순 등을 원료로 사용해요. 요즘 같은 초여름에는 솔순, 칡순, 참나물, 취나물 등을 캐오고 열매 가운데는 앵두, 매실, 보리수도 따와요. 한여름이 되면 주로 과일이나 열매를 사용하고, 가을이면 도라지, 마, 더덕 등 뿌리식물을 쓰죠. 색깔과 맛, 향 등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모두 저마다 특색이 있어요. 철마다 10가지 이상의 산야초로 식초로 만들어뒀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한 항아리에 합치니 100개 이상 원료가 들어가는 셈입니다. 이렇게 합친 걸 1년간 또 숙성시켜요.”

산야초만으로 식초가 만들어지나요.
“아니죠. 일단 산야초를 뜯어 와서 설탕과 1 대 1 비율로 섞어 청을 만들어요. 산야초에서는 물이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물을 넣지 않는 대신 배를 조금 섞어 발효액을 만들죠. 1년 정도 숙성시켜 찌꺼기를 거른 다음 발효액에 물을 가득 붓고 산야초와 누룩을 배합해 술을 만들어요. 한 달가량 지나 술이 완성되면 찌꺼기는 거르고 종초를 넣어 항아리에 부어요. 그렇게 6개월을 두면 식초가 완성되는데 1년 이상 숙성시키면 맛과 향이 더 깊고 부드러워지죠.”


신재숙식초마당 제품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산야초가 가진 강인한 생명력이 식초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작물도 좋긴 하지만 저는 자연 그대로 비도 맞고 때로는 곤충과 동물의 먹잇감이 되기도 하면서 에너지를 축적해온 산야초가 영양 면에서 훨씬 좋다고 보거든요. 이런 것들로 발효시킨 식초 한 방울이 우리 몸에서 좋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제품명에 ‘3년 이상 숙성’이라고 표기돼 있는데 모두 그런가요.
“식초는 숙성 기간이 길수록 더 좋은 효능을 발휘하죠. 또 식초가 막 만들어졌을 때는 신맛이 너무 강하더라고요. 숙성시키면 부드러워지고 마시기도 한결 편해져요. 식초를 만드는 분들은 3년 이상은 숙성시켜야 진짜 좋은 식초라고 입을 모아 말해요. 그래서 저도 제품명에 ‘최상의 숙성기간을 거쳤다’는 뜻으로 3년 이상 숙성을 강조해 집어넣었죠.”

신 대표는 직장생활을 하느라 살림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사표를 내고 나서야 살림에 대한 욕구가 생겼다. 그러나 집 안에 갇혀 살림만 하는 삶은 신 대표와 맞지 않았다. 성당 봉사를 하며 바쁘게 지내다 농사라는 천직을 만났고,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으면서 호기심을 충족하며 살다 보니 어느 순간 사업가가 됐다. 그는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이 익히고 배운 것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일이 즐겁다고 한다.


나누는 삶 꿈꾸며 시작한 농사

 

직장생활을 정리할 때 아쉽지는 않았나요.
“KT에서 근무했는데 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대구에서도 상당히 외진 곳으로 근무지가 바뀌었어요. 차를 운전해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출퇴근하는데 사흘에 한 번씩 사고가 나는 바람에 지각을 자주 하게 되더라고요. 자꾸 사고가 나니까 ‘이렇게까지 회사를 다니다 죽기라도 하면 지금까지 살았던 게 무슨 의미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회사에 바로 사표를 내겠다고 했죠. 그때가 마흔넷이었어요. 퇴직금도 당시로서는 상당히 잘 받은 편이라 후회는 없어요. 이불보를 빳빳하고 뽀얗게 하면서 살고 싶은 로망에 퇴직했는데, 바쁘게 살다 보니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네요.(웃음)”


농사 경험도 없는데 텃밭을 가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퇴직했다고 하니 신부님들이 봉사활동을 해보라고 권하더라고요. 독거노인을 위해 시장을 보고 음식을 만드는 봉사를 하면서 가톨릭농민회에 들어가게 됐어요. 농사 일손을 돕는 봉사였는데, 하다 보니 ‘직접 농사를 지어 가족과 나눠 먹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 밭을 사서 고구마, 파 등을 조금씩 심고 수확해 먹었죠. 땅도 넓힐 생각이 없었지만 옆의 땅 주인이 팔기에 조금씩 더 사들여 지금에 이르렀어요. 어제도 고추와 고춧잎을 따서 된장에 찍어 먹고, 질경이를 바싹 튀겨 먹으니 한 끼가 꿀떡 넘어가더라고요. 직장생활을 할 때는 친정어머니가 살림을 맡아 해줬는데, 이제 10여 년 하니 박사가 됐어요. 농사도 옆집 할머니를 따라 시작했는데 지금은 할머니가 지나가다 물어보실 정도예요.”


식초를 제조하면서 힘들지는 않았나요.
“물론 힘들 때도 있었죠. 그런데 마음을 비우니까 모든 게 순리대로 되더라고요. 식초도 열심히 많이 잘 만들어야겠다는 욕심 없이 상하면 상하는 대로, 잘되면 잘되는 대로 하니까 즐기게 됐죠. 열심히 담갔는데 곰팡이가 피면 과감하게 버리고 또 만들면 되죠. 집 앞에 잡초가 크는 것도 그냥 둬요. 시골 생활은 여유를 갖고 해야지 모든 걸 자기 뜻대로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도리어 본인만 피곤해져요.”


식초 관련 수업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집을 지으면서 식초를 만들 수 있는 체험관도 같이 지었어요. 국가 지원을 받아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죠. 그런데 처음에는 수강생이 없어 주로 지인들을 초청해 식초를 활용한 연잎밥, 샐러드, 비빔밥 등을 만들고 간단히 과일식초 만드는 법도 가르쳐주고 했어요. 점점 입소문이 났고 이제는 한 달에 20명, 대여섯 팀씩 와서 수업을 듣고 가요. 한번에 3시간씩 체험비 2만5000원인데, 늘 자리가 차서 갑작스레 참여하겠다는 지인의 부탁을 들어줄 수 없을 정도예요.”

 

식초 만들며 더 젊어져, 체험수업도 더 늘릴 계획  

신재숙 대표는 식초 판매뿐 아니라 식초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학습을 진행해 강사로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김도균 기자]


신 대표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체험학습도 구상 중이다. 그는 “자식들에게 자랑스러운 어머니가 된 것 또한 기쁜 일”이라며 지금의 삶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수업을 듣고 간 수강생들 반응은 어떤가요. 

“제 앞에서만 그러는지는 몰라도, 다들 수업이 재미있고 음식도 맛있다고 칭찬을 많이 해줘요.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고 더러는 남자분도 있어요. 지난주에 수업을 들은 20대 여성분들은 평소 자연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우리 음식이 무척 맛있다며 두 그릇씩 먹고 갔어요.(웃음) 조만간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모아놓고 채소 따서 피자와 산야초 김밥을 만드는 체험학습도 구상 중이에요. 강의 자료를 준비하다 보니 이제는 대학원에 다니는 딸보다 PPT를 더 잘 만든다니까요.” 


본인의 건강은 식초 사업 이후 더 좋아졌는지 궁금합니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153cm에 68kg까지 나갔어요. 너무 뚱뚱해 옷을 사러 가면 점원이 ‘아줌마한테 맞는 옷 없어요’라고 눈으로 말하는 것 같았죠. 그때 살을 빼야겠다고 결심은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퇴직하고 농사를 지으면서 절로 빠지기 시작해 지금은 54kg을 유지하고 있어요. 밭매고, 산야초를 캐러 다니고, 식초를 매일 마시다 보니 건강한 몸이 절로 유지되더라고요. 친구들이 비결을 물을 때면 ‘너도 농사지어 봐’라고 말해줘요.” 


식초는 보통 어떻게 섭취하나요. 

“마실 때는 제철 과일을 갈아 즙을 낸 뒤 식초 한 스푼을 넣고 마셔요. 음식으로는 주로 샐러드에 드레싱으로 곁들여 먹고, 비빔밥으로 먹을 때나 나물을 무칠 때 식초를 항상 넣어서 먹죠. 하루에 종이컵으로 반 컵 정도는 꾸준히 섭취하고 있어요.” 


어떨 때 가장 보람되나요. 

“직접 만든 식초를 먹어보고 맛있다는 수강생을 볼 때 가장 보람되죠. 가족이야 내 편이니까 맛있다고 할 수 있어도 수강생들은 남이니까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잖아요. 같이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 먹은 수강생들이 식초를 사 가지고 간 뒤 재구매할 때 정말 기쁘죠. 많은 분이 식초를 가까이 해서 다들 건강해지면 좋겠어요.”